
수입 사료 포장지 뒷면을 보면 AAFCO라는 단어가 들어간 긴 영어 문장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문장을 'AAFCO 인증'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 의미는 조금 다릅니다.
이 글에서는 포장지에 흔히 적힌 AAFCO 문장을 예시로 놓고, 한 부분씩 끊어서 무엇을 뜻하는지 해석해 보겠습니다. 이 문장 하나만 제대로 읽어도 사료가 주식으로 쓸 수 있는 제품인지, 어떤 나이의 강아지에게 맞는지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알아둘 것, AAFCO는 인증 기관이 아닙니다
AAFCO는 미국사료관리협회(Association of American Feed Control Officials)의 약자입니다. 미국 각 주의 사료 관리 공무원들이 모인 단체로, 사료 표시 규정의 모델과 개와 고양이의 영양 기준(영양 프로파일)을 만듭니다.
중요한 점은 AAFCO가 개별 사료를 시험하거나 승인, 인증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포장지의 AAFCO 문장은 제조사가 "우리 제품은 AAFCO가 정한 기준을 이런 방식으로 충족한다"고 스스로 밝히는 표시입니다.
포장지 문장을 한 줄씩 해석하기
아래는 포장지에서 자주 보는 형태의 예시 문장입니다.
"[제품명] is formulated to meet the nutritional levels established by the AAFCO Dog Food Nutrient Profiles for maintenance."
"is formulated to meet" · 배합으로 맞췄다는 뜻
이 표현은 제조사가 사료를 설계할 때 AAFCO 영양 기준에 맞춰 배합했다는 뜻입니다. 계산과 성분 분석으로 기준을 충족했다는 의미이며, 실제로 개에게 먹여서 확인한 것은 아닙니다.
"AAFCO Dog Food Nutrient Profiles" · 어떤 기준인지
개 사료의 영양 기준표를 말합니다. 고양이 사료라면 Cat Food Nutrient Profiles라고 적힙니다. 기준표에는 단백질, 지방, 아미노산, 미네랄, 비타민 등의 최소량과 일부 항목의 최대량이 정해져 있습니다.
"for maintenance" · 어떤 생애 단계용인지
문장 끝부분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사료가 어떤 시기의 개에게 완전한 영양을 주는지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 표기 | 의미 | 급여 대상 |
|---|---|---|
| Adult Maintenance | 성견 유지용 | 다 자란 개 |
| Growth and Reproduction | 성장·번식용 | 강아지, 임신·수유 중인 개 |
| All Life Stages | 전 생애용 | 성장기 기준까지 충족, 모든 시기 급여 가능 |
All Life Stages 제품은 성장기 기준까지 충족하므로 영양 밀도가 높은 편입니다. 활동량이 적은 성견에게 주면 열량이 넘칠 수 있어 급여량을 더 꼼꼼히 조절해야 합니다. 대형견 강아지에게 줄 때는 대형견 성장기를 포함한다는 표기가 있는지도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배합 기준과 급여 시험, 두 가지 방식의 차이
AAFCO 문장에는 크게 두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앞에서 본 "formulated to meet"은 배합 기준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급여 시험 방식입니다.
"Animal feeding tests using AAFCO procedures substantiate that [제품명] provides complete and balanced nutrition for maintenance."
급여 시험 방식은 실제로 개에게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일정 기간 사료를 먹이고 건강 지표를 확인했다는 뜻입니다. 계산뿐 아니라 실제 동물에게서 확인했다는 점에서 근거가 한 단계 더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두 방식 모두 정해진 기준을 충족했다는 표시이며, 어느 쪽이 무조건 더 좋은 사료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간식과 보조식은 이렇게 표시됩니다
"Intermittent or supplemental feeding only"라는 문장이 있다면 간식이나 보조식이라는 뜻입니다. 이 제품만으로는 영양이 완전하지 않으므로 주식으로 쓰면 안 됩니다. 토퍼, 일부 습식 캔, 간식류에서 자주 보입니다.
AAFCO 문장이 아예 없는 제품도 있습니다. 이 경우 제조사에 어떤 영양 기준을 따랐는지 물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국내 생산 제품은 국내 사료관리법에 따른 표시를 하며, 미국 기준 문장이 없다고 해서 곧바로 문제가 있는 제품은 아닙니다.
축산사료 일을 하면서 늘 다루는 것이 영양 기준표와 실제 배합의 차이입니다. 가축 사료도 사양표준에 맞춰 설계하고, 필요할 때는 사양시험으로 실제 성적을 확인합니다. 반려동물 사료의 AAFCO 문장을 처음 봤을 때, 계산으로 맞춘 것과 먹여서 확인한 것을 구분해 적는 방식이 이와 똑같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사료를 볼 때 이 구분을 아는 것만으로도 표시를 읽는 눈이 훨씬 달라집니다.
포장지에서 확인할 순서
첫째, AAFCO 문장이 있는지 찾습니다. 둘째, "complete and balanced" 또는 "formulated to meet"처럼 주식용 표현인지, "intermittent or supplemental"처럼 보조식 표현인지 구분합니다. 셋째, 문장 끝의 생애 단계가 우리 강아지와 맞는지 확인합니다. 넷째, 배합 기준 방식인지 급여 시험 방식인지 참고로 봅니다.
이 네 가지를 확인한 뒤 원재료와 성분 보증값, 급여량을 함께 보면 사료 선택의 기본 틀이 갖춰집니다. 질환이 있는 강아지라면 이 표시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수의사와 상담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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